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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억 융자 신청서를 내고 나서야 실감한 것들 — 귀농 반년의 기록

3억 융자 신청서를 내고 나서야 실감한 것들 — 귀농 반년의 기록
귀농 탐구생활 · 2026

재취업 공고 창을 닫던 순간이 있었습니다. 15년차 개발자로 이력서를 다시 쓰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나이에 재취업이 정말 답일까. 나만의 일이 필요하다는 확신이 그 순간 섰습니다.

15년차 개발자, 재취업 공고를 닫던 순간
15년차 개발자, 재취업 공고를 닫던 순간

가족은 걱정했습니다. 그래도 응원해줬죠. 반년이 지나 지금은 전남 함평에서, 미니단호박 농부가 되기 위한 서류를 쓰고 있습니다. 이 글은 그 반년 동안 실제로 한 일들의 기록입니다.

▶ 전체 영상으로 보기 👉 https://youtu.be/v7uY5W7rz8s

왜 하필 호박이었을까, 정답은 강아지였습니다

작물을 정할 때 흔한 접근은 "지금 잘 팔리는 것"을 찾는 겁니다. 저는 반대로 접근했습니다.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서, 장기적으로 펫푸드 사업까지 확장할 수 있는 작물을 먼저 찾았습니다. 그 답이 보우짱 F1 미니단호박이었습니다.

기준내용
후숙 당도18~20Brix
과중400g 내외 — 1인가구 적합 소형과
확장성펫푸드 원료 전환 가능

지역은 감으로 정하지 않았습니다. 미니단호박 최적 생산지를 조사한 결과가 전남 함평이었고요, 이 조사 하나에 이후 반년의 방향이 갈렸습니다.

반년 동안 실제로 한 5가지

영상을 만들며 이 반년을 다시 정리해보니, 준비 과정은 결국 다섯 단계로 나뉘었습니다.

단계내용근거·출처
① 살아보기귀농어귀촌 체류형 지원센터 입주 — 거주와 실습을 병행직접 경험(함평) · 각 지자체 모집공고
② 직접 키워보기목표 작물을 실습으로 재배 — 유튜브로 배운 것과 몸으로 배운 것의 차이 확인직접 경험
③ 교육 이수농업기술센터 교육 과정 수강, 이수 실적은 이후 지원사업 신청의 증빙함평군농업기술센터
④ 창업계획서재배·판로·재무를 실현 가능한 수치로 구성직접 경험
⑤ 융자 신청귀농 농업창업 지원사업, 창업자금 한도 3억 원·고정금리·거치 후 분할상환농림축산식품부 귀농귀촌 지원사업(조건은 당해 공고 확인)

쉼터에서 몸으로 배운 것들

①과 ②는 같이 왔습니다. 귀농어귀촌 체류형 지원센터에 입주하니, 선진농가와 귀농닥터를 가까운 거리에서 만날 수 있었고요. 그리고 실습이 시작됐습니다.

아침마다 암꽃을 하나씩 손으로 수정하는 인공교배, 끝없이 이어지는 곁순 제거(순치기), 수확기를 앞두고 찾아온 흰가루병. 만만치 않다는 걸,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배웠습니다.
함평 실습 밭에서, 인공교배와 순치기로 몸에 새긴 것들
함평 실습 밭에서, 인공교배와 순치기로 몸에 새긴 것들

귀농을 전원생활의 낭만으로 그리고 오셨다면, 여기서 한 번은 부딪히게 됩니다. 아닙니다. 노동이거든요.

흔히 하는 오해 4가지

  • 귀농 = 전원생활 낭만 — 아침 인공교배, 매일 순치기, 병해충과의 싸움이 실제입니다.
  • 교육만 들으면 준비 끝 — 교육은 저에게도 분명 도움이 됐습니다. 다만 시작점이었습니다. 선진농가 견학과 귀농닥터 상담은 스스로 찾아다녀야 하더군요.
  • 융자 = 지원금 — 빌리는 돈입니다. 상환 계획 없는 융자는 독이 됩니다.
  • 작물 선택은 지금 잘 팔리는 것 기준 — 저는 제가 확장할 수 있는 쪽을 봤습니다.

41쪽짜리 계획서, 가장 어려웠던 건 숫자였습니다

사업계획서를 쓰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꿈의 숫자를 실현 가능한 수준으로 현행화하는 일이었습니다. 매출과 순이익을 낙관적으로 적는 건 쉽습니다. 심사가 보는 건 결국 그 숫자의 근거니까요.

IT 경력 15년이 여기서 쓸모를 드러냈습니다. 계획서 구조를 짜는 일, 그리고 모르는 항목을 AI로 하나씩 찾아가며 채우는 과정에서 특히 그랬습니다. 41쪽 계획서는 2026년 7월, 함평군에 제출했습니다.

가장 솔직한 이야기, 3억 융자

여기까지는 비교적 담담하게 쓸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다릅니다.

이제, 가장 솔직한 이야기 — 3억 융자를 갚으며 살 수 있을까
이제, 가장 솔직한 이야기 — 3억 융자를 갚으며 살 수 있을까

귀농 농업창업 지원사업으로 3억 원을 신청했습니다. 고정금리에 거치 기간을 두고 분할상환하는 구조인데, 조건과 한도는 연도와 심사에 따라 달라져서 당해 공고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저도 신청하면서 몇 번을 다시 확인했습니다.

숫자 자체보다 무거운 건 질문입니다. 이 돈을, 문제없이 갚으면서 여유롭게 살 수 있을까. 두렵습니다. 이 두려움을 빼고 이 이야기를 하는 건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제가 그리는 3년 뒤

두려움과 희망은 같이 옵니다. 3년 뒤 재배에서 가공, 체험까지 이어지는 6차산업 진입을 준비하고 있다면, 저는 그걸 성공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 채널에서, 귀농 전 과정을 기록합니다
이 채널에서, 귀농 전 과정을 기록합니다

지금은 심사 대기 중입니다. 결심부터 수확까지, 이 채널에서 전 과정을 계속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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